반응형 전체 글168 노트북 리뷰 (브랜드 복원, 감정 마케팅, 고객 유지) 노아는 36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썼습니다. 그 편지가 알리에게 닿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저는 이걸 단순한 로맨스 이야기로 넘기지 못했습니다. 오래전 제가 직접 겪었던 리브랜딩 프로젝트의 초반 국면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메시지를 열심히 보내고 있는데, 그 신호가 고객에게 단 한 번도 제대로 도달하지 않는 상황. 그 구조가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브랜드 복원: 잃어버린 약속을 다시 짓는 일제가 처음 그 리브랜딩 프로젝트에 들어갔을 때, 해당 브랜드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습니다. 제품도 있고, 유통망도 살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들여다보니 상황은 달랐습니다. 오리지널 포지셔닝(Original Positioning), 즉 브랜드가 시장에 처음 등장했을 때 고객과 맺었던 고유.. 2026. 5. 30. 어바웃 타임 (롤백, 피드백 루프, 회복탄력성) 저도 처음엔 완벽한 숫자가 곧 완벽한 결과라고 믿었습니다. 이커머스 캠페인을 운영하면서 버튼 하나의 색상, 카피한 줄의 어순까지 끝없이 수정하던 그 시절이 있었거든요. 영화 어바웃 타임을 다시 보다가 문득 그때의 제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시간을 되돌리며 완벽한 조합을 찾던 팀처럼, 저도 데이터를 롤백하며 이상적인 수치를 쫓고 있었으니까요.롤백이 만들어낸 딜레마혹시 A/B 테스트를 해본 적 있으신가요? A/B 테스트란 동일한 조건에서 두 가지 버전을 동시에 노출해 어느 쪽이 더 나은 성과를 내는지 비교하는 실험 방법입니다. 마케터라면 한 번쯤은 이 테스트를 수백 번 돌리며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 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당시 저는 구매 전환율(CVR)을 소수점 단위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 2026. 5. 30. 곡성 해석 (공성전, 인지편향, 페일세이프) 서비스 론칭 당일, 저는 처음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감각을 경험했습니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을 다시 봤을 때 종구의 얼굴에서 그날의 제 표정이 겹쳐 보인 건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곡성은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인지적 한계와 시스템 설계의 본질적 결함을 꿰뚫는 작품입니다.공성전: 외지인과 무명이 벌이는 영역 다툼의 구조곡성의 사건 전체를 이해하려면 영화를 단순한 미스터리 호러가 아니라, 두 초월적 존재 사이의 영역 다툼으로 읽어야 합니다. 저도 처음엔 외지인을 그냥 이상한 일본인 귀신쯤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감독이 공개한 초기 시나리오 맥락을 알고 나면 전혀 다른 구조가 보입니다.외지인의 정체는 나카무라 히데오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로, 수십 건의 살인을 저지르고 한국으로 도주한 .. 2026. 5. 29. 메멘토 (인지 편향, 데이터 왜곡, 자기합리화) 보고서를 쓰면서 '이 숫자가 맞긴 하는데, 굳이 저 숫자도 넣어야 할까?' 하고 망설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모바일 앱 출시 직후, 데이터는 분명 이탈이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저는 다른 숫자를 골라 보고서를 썼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메멘토를 다시 보다가 그때 제 모습이 그대로 겹쳐 보여서 불편했습니다.인지 편향이 만든 '가짜 데이터베이스'메멘토의 주인공 레너드는 단기 기억상실증(Anterograde Amnesia)을 앓고 있습니다. 단기 기억상실증이란 새로운 기억을 뇌에 저장하지 못하는 상태로, 쉽게 말해 몇 분 전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입니다. 그래서 레너드는 폴라로이드 사진, 메모, 문신이라는 3단계 기록 시스템을 직접 설계합니다.얼핏 보면 굉장히 견고한 아키텍처입니다. 원천 .. 2026. 5. 29. 월-E가 보여준 자동화의 역설 (필터버블, 레거시시스템, 고객여정) 편의성을 극대화했더니 오히려 사용자가 멍해지는 경험, 해보셨습니까? 저는 이커머스 자동화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면서 이 역설을 몸소 겪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월-E의 세계가 허황된 미래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설계하는 시스템의 민낯이라는 걸,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필터버블에 갇힌 사용자, 제가 만든 시스템이 만든 결과였습니다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을 완전히 자동화하는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저는 꽤 자신 있었습니다. 여기서 고객 여정이란 소비자가 제품을 처음 인지하고, 탐색하고, 구매하고, 재구매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의미합니다.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설계해서, 사용자가 아무것도 검색하지 않아도 딱 맞는 상품이 눈앞에 펼쳐지고 클릭 한 번으로 결제까지 이어지도록 만.. 2026. 5. 28. 마이너리티 리포트 (예측 알고리즘, 자기실현적 예언, 데이터 왜곡)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범인을 잡는다. 이것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그리는 2054년의 세계입니다. 처음 이 설정을 접했을 때 저는 그냥 SF적 상상력으로만 넘기지 못했습니다. 과거에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사용자 이탈 예측 모델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해 본 입장에서, 이 시스템의 논리가 낯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예측 알고리즘이 현실을 '만들어 버리는' 순간프리크라임(Pre-Crime) 시스템의 작동 방식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세 명의 예지자가 미래를 영상화하면, 수사관이 그 데이터를 분석해 범행 장소와 시간, 피해자와 가해자를 특정합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현장에 급습해 가해자를 체포합니다. 범행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범죄 미수'로 수감되는 구조입니다.이를 현대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2026. 5. 28. 이전 1 2 3 4 ··· 2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