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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위안부 증언, 전략적 사과, 국제 연대)

by 야매 지략가 2026. 3. 17.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단순한 휴먼 드라마가 아닙니다. 2007년 미국 하원 공개 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린 이용수 할머니를 모델로 한 이 작품은, 피해자가 어떻게 '전략적 증언자'로 거듭나는지를 보여줍니다. 구청 민원실의 '도깨비 할머니' 옥분이 필사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과정은, 억압된 역사를 스스로의 언어로 세계에 전달하려는 투쟁의 서사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가 담고 있는 위안부 증언의 정치학, 일본의 전략적 사과 기법, 그리고 국제 연대의 필요성을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위안부 증언의 정치학: 피해자에서 주체로의 전환

영화 속 옥분 할머니는 8,000건이 넘는 민원을 쏟아내는 '도깨비 할매'로 등장하지만, 그녀의 진짜 목적은 영어를 배워 미국 하원에서 증언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고통을 호소하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경험을 국제 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 인권의 언어로 번역하는 '주체적 발화'의 과정입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주로 '가엾은 할머니'라는 연민의 틀에 가두어 왔습니다. 그러나 옥분 할머니가 미국 하원에서 내뱉은 "Yes, I can speak"는 억눌린 역사의 침묵을 깨는 선언이자, 가해자가 규정한 '피해자다움'이라는 프레임을 거부하는 강력한 정치적 행위입니다.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이제 단순히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역사의 진실을 직접 증언하고 국제 사회를 움직이는 '인권 운동가'로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영화의 개봉일인 2017년 9월 21일은 당시 일본 총리였던 아베 신조의 생일이었습니다. 이는 우연이 아닌 철저히 계산된 '시네마틱 반격'입니다.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려는 일본 정부의 수장에게, 진실을 증언하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영화라는 매체로 전달한 것은 고도의 상징적 행위입니다. "우리는 결코 잊지 않으며 증인들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이 전략적 선택은, 피해자들이 단순한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역사를 기록하고 정의를 요구하는 능동적 주체임을 증명합니다.

말하기(Speak)라는 행위 자체가 정치학입니다. 자신의 고통을 타인의 언어로 번역하여 전달하는 과정은 피해자가 국제 사회의 정당한 행위자로 인정받는 첫걸음이며, 이는 일본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진실의 세계화'입니다.

전략적 사과의 함정: I'm Sorry와 법적 책임 회피

영화 속 청문회 장면에서 나오는 일본의 사과 언어에는 고도의 외교적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I'm sorry"라는 표현은 영어권에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사과가 아니라, 상대방의 슬픔에 공감한다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누군가 가족을 잃었을 때 "I'm sorry"라고 하는 것은 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슬픔에 공감한다는 위로의 표현입니다. 일본은 이러한 언어의 이중성을 교묘하게 이용해 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인도적인 차원의 유감'은 표명하면서도, 국가적 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은 철저히 회피하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습니다. 1993년 고노 담화에서도 '관여(Involvement)'는 인정하면서도 법적 의미의 '강제성'이라는 단어 사용을 교묘히 피했습니다. 이는 범죄의 주체로서가 아니라 제삼자적인 관찰자의 위치에서 위로를 건네겠다는 기만적인 태도입니다.

구분 진정한 사과 일본의 전략적 사과
언어 법적 책임 인정 (Guilt) 인도적 유감 표명 (Regret)
배상 법적 배상금 (Compensation) 위로금 (Solatium)
효과 법적 의무 이행 도덕적 위로 수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등장한 '불가역적(不可逆적)'이라는 표현은 피해자의 입을 막으려는 외교적 폭력이었습니다. 당시 기시다 후미오 외상은 일본 기자들의 질문에 이 돈이 배상금이냐는 질문에 "배상금이 아닌 위로금(Solatium)"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일본이 지급한 10억 엔은 범죄를 인정하는 '배상'이 아니라 인도적 차원의 '위로'일뿐입니다.

전쟁 범죄는 시효가 없으며, 피해 당사자의 동의 없는 국가 간 합의는 국제법적 정당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일본은 '책임을 통감한다'는 애매한 표현으로 한국 내 여론을 잠재우고, 뒤로는 법적 책임을 전면 부인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이러한 언어적 세탁은 국제 사회에 "일본은 충분히 사과하고 있는데 한국이 과하게 요구한다"는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우리가 단어 하나하나의 법적 의미를 따져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정의의 기준선'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연대와 자본 전쟁: 손자병법식 로비에 맞서는 보편적 인권

호사카 유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대신 철저하게 '손자병법'식 전략, 즉 '싸우지 않고 이기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일본은 미국 내 전방위 로비를 통해 정계와 학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합니다. A급 전범 혐의자인 사사가와 료이치가 설립한 '사사가와 재단' 등 거대 자본을 활용한 이러한 전략은 학술적 담론을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일본은 한국의 수재들에게 특별 장학금을 지급하며 일본 측 논리를 이식합니다. 호사카 교수의 증언에 따르면, 연구자들에게 한꺼번에 300만 원(50만 엔)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며 일본에 유리한 논리를 전파하게 만듭니다. 이를 통해 양성된 '신친일파'는 "일본의 논리는 세련되고 논리적인데, 한국은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이다"라는 프레임을 전 세계에 유포합니다. 싸우기 전에 이미 승패를 결정짓는 이 전략은 매우 정교하고 위험합니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는 한국만의 민족주의적 이슈가 아닙니다. 이는 보편적 인권의 문제입니다. 1937년 난징 대학살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대규모 강간 사건 이후, 일본 정부는 군인들의 성범죄를 통제하고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 주도로 위안소 시스템을 급격히 확장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국가 주도의 인신매매이자 전쟁 범죄였습니다.

그 진실의 증거는 필리핀 마닐라 중심부에도 있습니다. 필리핀 국가 역사위원회가 주도하여 세운 3미터 높이의 위안부 상은 이 비극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증명합니다. 문서상으로는 '21세 이상'을 보낸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14~15세' 어린 소녀들을 강제로 끌고 간 문서적 증거들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국제적 연대를 통해 해결해야 할 인류 공동의 과제입니다.

역사는 진실만으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진실을 뒷받침하는 '논리의 생태계'를 누가 선점하느냐의 싸움입니다. 일본이 거대 자본으로 학술적 담론을 장악하고 '감성적인 한국 vs 이성적인 일본'이라는 프레임을 전파할 때, 우리가 대응할 무기는 더욱 정교해져야 합니다. 옥분 할머니가 영어를 배운 이유도 결국 상대의 언어로 상대의 논리를 격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본을 향한 뜨거운 외침만큼이나, 국제 사회가 수긍할 수 있는 보편적 인권의 언어로 역사를 재구축하는 차가운 지성입니다.

영화 속 옥분 할머니는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버리지 않았다"라고 말합니다.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이제 단순히 연민의 대상인 '불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죽음보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뚫고 나온 '전략적 증언자'입니다. 우리가 갖춰야 할 예의는 감정적인 분노를 넘어선 '차가운 지성'입니다. 일본이 거대 자본과 세련된 논리로 역사를 지워갈 때, 우리의 유일한 방어선은 정교하고 단단한 기억입니다. "잊으면 내가 지는 것이다"라는 할머니의 말씀처럼, 이제는 우리가 그 진실을 말하는(I Can Speak)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인가요?
A. 네, 이 영화는 2007년 미국 하원 공개 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증언한 이용수 할머니의 실제 이야기를 모델로 제작되었습니다. 영화 속 옥분 할머니가 영어를 배워 미국 하원에서 증언하는 과정은 실제 이용수 할머니의 용기 있는 행보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Q. 일본 정부의 '위로금'과 '배상금'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위로금(Solatium)은 인도적 차원에서 제공하는 위로 성격의 금전이며,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반면 배상금(Compensation)은 가해자가 자신의 범죄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피해를 보상하는 것입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서 일본이 지급한 10억 엔은 법적 배상금이 아닌 위로금으로 규정되어, 일본은 법적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Q. 위안부 문제가 국제적 이슈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위안부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필리핀, 중국,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의 여성들이 피해를 입은 국제적 전쟁 범죄입니다. 필리핀 마닐라에 세워진 3미터 높이의 위안부 상은 이것이 보편적 인권 침해임을 상징합니다. 국제 사회는 이를 인류 공동의 역사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국제법상 전쟁 범죄는 시효가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합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ULVpizlUz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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